올 들어 11조원 순유입...주식형 6조·채권형 2조 증가
증시 '상저하고' 전망에 주식형ETF, 추가 유입 기대
"금리 인하 가능성 커져 채권형ETF 인기 지속"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첫 9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80조원 시대가 개막된 이후 불과 3개월 만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채권형ETF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올해 증시가 상승 랠리를 보이면서 주식형ETF로 뭉칫돈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이 89조313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ETF 순자산 규모가 78조511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한달 여 만에 10조8018억원(12.1%)이 증가했다.
ETF 시장의 성장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ETF 순자산 총액이 지난 2021년 12월10일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섰고 1년 뒤인 지난해 11월 80조원 기록을 새로썼다. 그런데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90조원을 목전에 둔 것이다.
이는 가장 많은 상품을 보유한 주식형ETF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단기간에 빠르게 자본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증시가 상승 랠리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주식형ETF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식형ETF는 연초부터 지난 9일까지 5조8926억원이 유입됐는데 이는 국내 ETF 시장 전체 증가분(10조8018억원)의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글로벌 기준금리 상승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에 빠지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주식형ETF도 인기가 시들했다. 주식형ETF 순자산이 지난해 초 46조2366억원에서 지난해 말 40조3555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ETF 순자산 총액이 73조8014억원에서 78조5116억원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올해 주식시장을 '상저하고'로 전망하는 만큼 연말로 갈수록 주식형ETF의 자금 유입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형ETF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채권형ETF는 12조 5633억원에서 14조5347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에 대한 우려 및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채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할때 채권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올해 들어 각각 4조7267억원, 4조4082억원 증가했다. 전체 증가분(10조8018억원)의 90% 가까이를 차지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