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출신 은행장, 진옥동 회장과 리딩금융 수성
이자장사 비판 거세…비이자이익 수익성 개선 과제
尹 은행 공공성 강조…성과체계 개편 등도 당면과제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15일 공식 취임했다. 지난 6일 한용구 전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지 열흘 만이다.
정 행장은 오는 3월 공식 취임하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와 함께 호흡을 맞춰 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을 이끌게 된다. 특히 정 행장은 과거 진 내정자의 비서실장으로 인연을 맺은 만큼 향후 진옥동-정상혁 '투톱' 조합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행장은 이날 취임식 없이 은행장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늘 (정상혁 행장이) 별도의 취임식이나 특별한 공식 일정 없이 업무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신한은행] |
앞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8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당시 정상혁 신한은행 자금시장그룹장을 신한은행장으로 추천했다. 당시 신한금융 자경위는 정 행장을 추천하면서 "그룹 핵심 자회사인 은행 경영안정을 위해 후보 업무역량과 함께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며 "(정 행장은) 미래 비전 제시와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한 유연한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전 행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한 만큼 정 행장은 취임과 함께 우선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정 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33년 신한맨'으로 전략·재무통에 리테일과 기업금융 등을 두루 거치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정 행장은 진 내정자가 첫 은행장 임기를 하던 2019년 비서실장을 지냈고, 그해 말 상무로 승진해 경영지원그룹장(CFO)으로 발탁됐다. 비서실장, CFO로 진 내정자와 손발을 계속 맞춰오면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그룹 내 지주 회장과 은행장 '투톱'으로 긴밀한 공조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안정과 함께 정 행장에게 주어진 대표 과제는 '리딩뱅크' 수성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조64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3년 만에 되찾았다. 신한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신한은행이 전년대비 22.1% 증가한 3조45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면서 그룹 성장을 주도했다. 다만 은행만 놓고 보면 하나은행(3조1692억원)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은행권 전체가 마찬가지지만 신한은행 역시 이자이익을 넘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는 것도 정 행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8조4775억원의 이자이익으로 전년대비 24%나 증가했지만,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59.8%(4053억원)나 급감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들의 고금리 '이자 장사'를 지적하고 있는 만큼 비이자이익 등 수익성 개선과 신사업 다각화는 정 행장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은행의 돈잔치'를 비판하고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성과체계 개편 등도 갓 취임한 정 행장에게 당면과제가 됐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