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원로·민주노총 등 "시민 대부분 찬성…尹 거부권 행사 안돼"
사회적 대화 재개 후 첫 관문…거부권 행사시 대화 차질 불가피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을 앞두고 지식인들과 시민단체, 민주노총 등 통과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앞서 사회적 대화 복귀를 선언한 한국노총도 노란봉투법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사용할 경우 사회적 대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교수·변호사·노무사·연구자 1000인 선언 추진단은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거부와 개정 노조법 2·3조 즉각 공포를 촉구했다.
이들은 개정 노조법이 헌법상의 노동 3권을 보장하는 등 공포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발 문제를 비판했다. 김일규 강원대 교수는 "자본을 대변하며 국회를 통과한 법률을 거부하겠다는 대통령을 보면서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대통령은 대다수가 노동자인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정 노조법을 거부할 명분도 권리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전국 변호사, 노무사, 교수, 연구자 1000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11.20 choipix16@newspim.com |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에 1067명의 선언문을 전달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도 학계·노동계·언론계·종교계·문화예술계 등 각계각층의 사회 원로들이 모여 노조법 개정안 시행을 촉구했다.
또 이날 오후 1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국민 대다수가 노란봉투법을 찬성한다는 취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정권 퇴정 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윤택근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 자리에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든 국민이 노조법이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의 거부권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며 "노조법 2,3조가 즉각 공포되어야 하며 만약 윤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다면 온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이야기했다. 정권 퇴정 투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고용부,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사용자 단체들은 해당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일, 개정안이 야당의 주도하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바 있어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재개한 후 첫 관문이 노란봉투법이 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노사가 선명한 입장차를 보이자 어렵게 물꼬를 튼 대화가 다시 공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5개월 만에 사회적 대화 복귀를 선언한 한국노총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도록 변함없이 투쟁하겠다"며 "수많은 노동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간신히 국회 문턱을 넘은 노란봉투법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