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유럽의 대형 부동산·유통업체 시그나(SIGNA)가 29일(현지시간) 파산을 선언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시그나의 지주회사는 이날 빈 법원에 파산보호절차 개시를 신청해 구조조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법원 절차는 정상적으로 사업을 지속하면서 지속가능한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이다. 시그나의 총 부채는 약 50억 유로(약 7조원)로 추정된다.
시그나의 부동산 부문 자회사 시그나 프라임 시렉션은 총자산 규모가 204억 유로이며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기업은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에서 도심 부동산 투자에 집중해왔다.
시그나는 유로화 차입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유럽 부동산 경기 추락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시그나의 파산은 유럽 부동산 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트리아 사업가 레네 벤코가 이끄는 시그나는 뉴욕의 클라이슬러 빌딩 소유주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여러 개의 대형 사업과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백화점인 베를린의 카데베 백화점에서부터 중심가 유통 체인점 갈레리아 그리고 고층빌딩 건설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64층 엘브타워를 건설 중이었으나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됐다. 독일 내 다른 5개 공사장에서도 공사가 중단됐다.
시그나는 수많은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JP모간은 총 자산가치를 270억 유로, 총 부채 규모를 130억 유로로 추산했다.
시그나의 파산으로 미국의 상업 부동산 경기 침체와 중국의 유수 부동산개발 업체들의 고전에 이어 유럽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시그나 로고[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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