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시가총액(시총) 기준 상위 500대 종목 다수의 주가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관세 전쟁 발발 속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상 난항과 외국인 자금 이탈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인도와 미국 간 관세 분쟁이 해결되면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29일(현지 시간) 이코노믹 타임스(ET)는 니프티500 지수를 구성하는 500개 종목 중 약 3분의 2 종목의 주가가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방산·공공 부문 은행·금융 등 섹터의 일부 종목은 상승했지만 시장 전체 상황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샘코 증권에 따르면, 인도 증시 상위 750개 종목 중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245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485개 종목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샘코 증권의 리서치 부문 책임자인 아푸르바 셰스는 "이들 주식의 중간값 수익률은 -11.5%이고 평균 수익률은 -6.25%"라며 "지수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손실이 더욱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인도 증시는 지난해 9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향 곡선을 그렸다.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 지수와 센섹스30 지수는 지난해 9월의 최고점 대비 현재 약 5.9%, 6.3% 하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이 79% 급등하고 금과 은 가격도 각각 50% 이상 상승한 것에 비해 인도 벤치마크 지수가 크게 뒤쳐져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ET는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과 (고점 기록 뒤)2조 4000억 루피(약 37조 8720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 이탈, 높은 밸류에이션이 인도 국내 펀드의 대규모 유입(5조 3000억 루피)에도 불구하고 인도 증시의 하락을 압박했다고 짚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이익 성장률은 한 자릿수로 둔화했고, 이로 인해 인도 주식의 고평가된 밸류에이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졌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2월까지 5개월 동안 2조 8100억 루피 이상의 인도 주식을 매도했다. 3월 들어 흐름이 반전됐지만 매수세는 오래가지 못하고 7월에 다시 손바뀜이 일어났다.
![]() |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 [사진=블룸버그] |
인도 증시에 만연한 약세 흐름을 역전시킬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재료는 인도와 미국 간 관세 분쟁이 해결되는 것이다. 양국의 무역 협정 타결이 센섹스와 니프티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코탁 마힌드라 자산운용의 샤 상무는 "니프티의 성장률은 2026/27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까지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때까지 가격 또는 시점, 혹은 가격과 시점 모두에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긍정적인 관세 협상 타결이 (증시 상승의)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디티아 비를라 선 라이프 AMC의 발라수브라마니안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협상이 11월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고, 최악의 상황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는 만큼 센섹스 지수는 이번 회계연도(2024/25회계연도, 2025년 4월~2026년 3월) 말까지 지난해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BNP 파리바의 주식 책임자인 아브히람 엘레스와라푸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다소 완화됐지만 꾸준한 유입을 위해서는 실적이 반등하고 무역 협상이 유리하게 진행돼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러한 요인들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면 시장은 계속해서 불안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