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본 중앙은행은 27일 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정책을 실시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통해 중앙은행 대차대조표 규모 면에서 유럽을 제치고 최대 규모를 기록하겠지만 그 의미는 국내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25일자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경제전문가들이나 금융시장의 예상으로는 일본은행(BOJ)이 이번 회의에서 65조 엔인 자산매입기금을 70조엔 혹은 그 이상으로 약 5조~10조 엔 가량 확대하기로 결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미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추가 완화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심지어 '약속'까지 했다.
이미 기준금리가 제로(0%)에 머물고 있어 정채수단은 자산매입 등의 유동성 공급이 주된 것이 됐다. 2010년 10월 도입된 이번 BOJ의 양적완화정책은 이번에 추가된다면 5번째가 된다. 이 경우 BOJ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그것을 넘어서게 된다.
FT는 과거 BOJ의 양적완화 정책은 수익률에 굶주린 일본 투자자들의 눈길을 해외로 돌렸는데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유럽 부채 위기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고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에 일본 투자자들의 해외로 투자는 제한되고 있다. 더구나 위험에서 도피하려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되레 일본 국채와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은행의 당좌예금이 더욱 불어나거나 일본 국채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10년물 국채(JGB) 금리는 18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엔화나 일본 경제의 디플레 압력에 별로 고무적이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자산운용 규모가 막대한 일본 생보사들은 여전히 엔화 표시 채권이 이번 회계연도의 핵심 투자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혼생명이 내년 3월까지 총 490조 엔에 달하는 자산 중 환율 헤지된 외화채권의 보유규모는 11%수준에서 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이치생명의 경우 달러/엔 연간 환율을 80엔 선으로 예상, 지금보다 엔화가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BOJ가 전격 추가 양적완화정책과 1% 물가 목표를 제시한 지난 2월 회의 이후 엔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로 5% 약세를 보였을 뿐이다.
외환전문가들 중에서 다시 한번 '엔-캐리 트레이드'를 예상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자국에서 저렴한 자금을 조달해 금융수입과 통화절상 수익을 노리고 해외에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캐리 트레이드는, 추세가 형성될 경우 자국 조달통화의 약세로 이어진다.
하지만 일본 은행과 보험사 그리고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2월 이후 해외주식과 채권 그리고 머니마켓상품을 순매수하기는 커녕 모두 합쳐 3310억 엔이나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도 국내시장에 발을 붙인채 움직일 줄 모른다. 투신운용사의 해외펀드로의 자금은 3월 전까지 5개월 연속 줄어들다가 겨우 128억 엔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일본 가계의 해외투자가 늘어난 곳은 브라질 한 곳 뿐이다. 브라질에 대한 투자가 유로존 전체에 대한 투자금액보다 많았다.
외국계 투자은행 분석가들은 해외투자로 얻는 1~2%의 추가 수익을 가지고는 최근 형성된 투자위험을 보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지난 2001년부터 2006년 사이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따른 정책효과를 기대하기에는 여건이 너무 판이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이번 BOJ 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정책은 거의 100% 기대치가 반영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대치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까지 내놓고 있다. 10년물 금리가1%를 밑돌고 있고 2년물 국채금리가 0.1% 부근까지 내려온 마당에 시중 금리가 더 크게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금리가 일본과 달리 상승하면서 크게 벌어지기 전까지는 10년 전과 같은 상황이 재연되는 일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은 넘치는 일본 엔화 자금을 받아줄 곳이 마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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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