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풀고, 규제 네거티브식으로 해달라"
[뉴스핌=노희준 기자] "알리바바나 애플페이는 되는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왜 안 돼나"(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IT회사의 금융 진출은 허용하려고 하면서 금융회사가 IT 진출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3일 열린 '범(凡)금융 대(大)토론회'에 참석한 금융 최고경영자(CEO)의 요구사항은 한마디로 '규제완화'였다. 금산분리를 완화해 IT기업의 은행업 진출을 허용해 주고, 반대로 금융회사가 IT로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것이다. 비금융권에서도 포지티브(Positive)규제를 네거티브(Negative)식으로 완화해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금융권 대토론회 <사진=금융위> |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알리바바나 애플페이는 되는데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는 왜 안 되느냐, 해외는 SNS의 금융업 진출을 열어줬지 않느냐"며 "우리도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이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금산분리를 열어줘야 한다. 은행권도 핀테크 설립이나 인수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역시 핀테크와 관련해 금융권의 손발을 묶는 규제완화를 촉구했다. 권 사장은 "핀테크라면 IT는 창조적이고 금융사는 지원하는 프레임에 머물러 있는데 금융회사도 주역으로 가야 한다"며 "IT회사의 금융업 진출을 허용 하려고 하면서 금융회사의 IT 진출을 막는 것은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증권사의 결제기능과 관련해 법인 결제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핀테크 구현 과정에서 결국은 핀테크 기업과 증권회사 연결 과정의 결제, 이체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며 "소액결제가 가능하지만 법인 결제는 안 되니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두고는 금융권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돼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인터넷은행도 금융사 입장을 고려해서 방향이 제시됐으면 한다. TF 구성 때 금융사 직원도 많이 참여하도록 해 충분한 현장의 의견을 받아줬으면 좋겠다"면서, "인터넷 전문은행도 여러 형태가 있지만, 금융권이 인터넷은행을 설립해서 성공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고 강조했다.
핀테크 수익성 문제는 결국 '은산분리'(은행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문제와 연결된다는 시각도 나왔다.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은 "핀테크와 관련해서 지금은 지급결제와 송금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는 인터넷뱅킹이 잘 돼 있어 어떤 수익모델이 있는지 답이 별로 안 나온다"며 "결국 자금중개 효율성은 대출이나 투자중개로 가야 하는데, 여기로 가면 은산분리 등이 걸림돌"이라고 언급했다.
비금융업권에서도 규제 완화 요구가 쏟아졌다. 박종성 액센츄어 코리아 테크놀로지그룹 대표는 "이것만 하라고 제한하지 말고 이것은 하지 말고 나머지는 다 할 수 있도록 규제도 그렇게 바꿔야 한다"며 "핀테크와 인터넷은행을 하면 부정거래방지시스템(FDS)을 해도 사고가 많아진다. 이런 문제가 전혀 없게 하려고 하면 비지니스가 안 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