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운용 펀드서 연초이후 자금 이탈 '주목'
[뉴스핌=백현지 기자] 지난해 공모주 훈풍을 등에 업고 고수익을 올린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올해는 지난해만큼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출시된 흥국자산운용의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연초이후 자금이탈이 이어지는 데다, 한동주 대표가 NH-CA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기는 악재까지 겹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흥국자산운용을 운용순자산(AUM) 기준 업계 9위권까지 끌어올린 효자 상품이다.
1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흥국자산운용의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서 연초이후 219억원이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교보악사자산운용 공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서도 217억원이 유출됐지만 KTB자산운용 공모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로는 393억원이 몰렸다.
사모형으로 설정된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도 연초이후 자금 순유출을 기록했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채권이나 코넥스주식에 자산의 3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로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흥국자산운용의 대표상품인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채혼]A’펀드는 지난해 4월 설정 이후 14.4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은 -0.57%로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더욱이 올해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기대수익율른 낮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난해와 같은 공모주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 있다.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서는 제일모직, 삼성SDS 급의 대어(大魚)를 기대하기 어려워 공모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공모규모는 4조4500억원으로 역대 2위급이었다.
올해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한국도로공사, 한국마사회, 인천공항공사 등 공기업 상장이 기대되고 있지만 제일모직과 삼성SDS에 견줄할만한 대어급 IPO기업은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원상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기업은 숫자면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하겠지만 공모규모에서는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업계에서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가 사모형으로 속속 출시돼 공모주 10% 우선배정효과도 상당부분 희석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공모형으로 하이일드펀드를 출시한 운용사는 흥국자산운용과 KTB자산운용, 교보악사운용 총 3곳 뿐이다. 하지만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유진운용, IBK운용, 동양운용 등에서 사모형으로 분리과세하이일드 펀드가 꾸준히 설정됐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분리과세하이일드 펀드가 투자할만한 BBB+급 채권은 규모가 한정적이고, 코넥스 주식은 유동성이 적어 운용이 쉽지 않은 데다 최근 신규로 설정되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로 희석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일부 사모형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자금 이탈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분리과세하이일드 출시 이후) 6개월이 지나면서 환매수수료 부과 기간이 지나 이익실현 차원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게 맞으며 연초가 공모시장에서 비수기다보니 한번 끊고 가려는 투자자들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난해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채권형펀드로 이자+알파 수익은 충분히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