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 고조에 주식 관련 펀드들 타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헤지펀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월간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미국 현지시각) 씨티그룹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8월 헤지펀드가 입은 손실액은 780억달러(약 90조8232억원)로 리먼 브라더스 파산 이후 자산 매도세가 가열됐던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그 중에서도 주식 관련 펀드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데이비드 아인혼이 운용하는 그린라이트 캐피탈은 9월 말까지 최대 17%의 손실을 입었으며 다니엘 롭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도 4% 정도 가치가 줄었다. 빌 애크먼의 퍼싱스퀘어는 여름 동안 두 자릿수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주도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 신호를 보이고 상품 수출국과 기타 신흥국 경제도 흔들리면서 투심이 악화됐고 8월 말 시장 변동성이 고조됐던 것이 주가 하락과 관련 펀드 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GAM 포트폴리오 매니저 앤소니 롤러는 "헤지펀드들이 선별한 종목들이 별로였다기 보다는 하락장에서 자산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투자자들이 보유했던 종목들이기 때문에 성적이 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초 헤지펀드들이 선호했던 업종은 미국 바이오테크와 정크본드 부문이지만 올 여름 시장 혼란을 겪으면서 해당 부문들이 직격타를 입었다.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는 지난 7월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로 20%가 넘게 빠졌다.
투자자들이 구리나 석유 같은 주요 원자재 가격의 반등 신호를 주시하고 있지만 주가나 채권 가격 차원에서 광산 부문은 여전히 변동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8월 말까지 헤지펀드 총 자산액은 3조500억달러로 전년 대비 0.2%가 줄었다. HFR에 따르면 총 헤지펀드 자산은 2008년 이후 두 배 가까이 늘어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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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지수(VIX) 3개월 추이 <출처=야후> |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