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황 침체도 투자 머뭇거리게 해"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서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평가를 받은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증권가에선 이미 '인수 무산' 재료가 어느정도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산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한 2만4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4.25%가량 올랐으나, 서서히 매도세가 늘어나며 결국 하락한 채로 장을 마쳤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현대산업개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1.12 dlsgur9757@newspim.com |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라는 호재에도 현산의 주가 흐름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증권업계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에 따른 기대감이 선반영 된 상황이라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산 주가는 8월 하순 이후 20% 이상 올랐다"며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아시아나 노딜을 예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요인은 건설업황 침체다.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규제로 인해 건설업종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에 현산에 대한 투자를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장 연구원은 "건설업종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이 낮아지는 현상)이 심화돼 상대적으로 현산의 밸류에이션이 싸다고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산의 현금 보유량은 약 2조2000억원이다. 이 중에서 순현금은 632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제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본력이 어느 정도 확보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이며, 해당 자금의 활용 방안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11일 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 손익·재무구조가 달라지면서 현산은 재실사를 요구했지만 금호산업은 거절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으로 현산과 금호산업은 계약이행보증금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 총 2조5000억원의 10%인 2500억원을 보증금으로 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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