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지난해 중국 다수 지방에서 혼인신고 건수가 급증했다. 전국 수치는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10년 간 이어진 중국의 결혼 감소세가 꺾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후난(湖南), 산시(陝西), 장쑤(江蘇), 허난(河南), 안후이(河徽)성 등에서 혼인신고 건수가 크게 늘었다.
안후이성 화이베이(淮北)시 민정국은 지난해 접수된 혼인신고 건수가 총 2만 1179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91.87% 증가한 것이다.
장쑤성 쑤저우(蘇州)시의 지난해 혼인신고 처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26% 증가한 5만 7920건, 장쑤성 우시(無錫)시의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 역시 전년보다 14.68% 늘어나며 3만 746건을 기록했다. 우시의 경우 한 해 혼인신고 건수가 3만 건을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후난성 창사(長沙)시의 현(縣)급 시인 류양(浏陽)시의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는 544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9.18%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이 크진 않지만 2014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한 것이다.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의 혼인신고 건수도 2022년 7만 2000건으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지난해 10만 4000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 각 지역에서 혼인이 증가한 것은 위드 코로나 전환과 관련 있다는 지적이다.
류양시 민정국 혼인신고센터 장젠(張劍) 주임은 "1980년대 산아제한 정책으로 인한 신생아 수 감소가 결혼적령기 인구 감소로 이어지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혼인 건수가 감소했다"며 "지난해 방역 정책 조정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적체됐던 결혼 수요가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가 '용의 해'이자 '무춘년(無春年)'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장 주임은 "12가지 동물 중 가장 인기 있는 용의 해에 아기를 갖기 위해 지난해 결혼한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춘년은 입춘이 음력 설보다 앞서 있어 음력으로 1년 내 입춘이 없는 해를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무춘년에 결혼을 하면 과부가 된다는 속설이 있어 무춘년 전 해인 작년 결혼을 한 부부들이 늘었다는 것.
중국에서 한 신혼부부가 혼인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신화사=뉴스핌 특약] |
한편 중국은 혼인 감소에 따른 출산율 저하로 인해 인구가 감소하는 등 인구 통계학적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결혼 및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2017년 사랑과 결혼을 강조한 '청년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시행되는 이 '계획'에는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늘어나는 일과 삶의 압박으로 인해 35세 이하로 정의된 청년의 결혼과 사랑에 더 많은 보살핌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계획'은 "대학 수준의 교육에 결혼과 사랑을 포함시키고, 대중 매체를 통해 결혼에 대한 '긍정적 개념'을 전파함으로써 결혼 및 가족 계획에 대한 젊은이들의 교육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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