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한 대출 5조 축소, 단기국채 매입 5조 확대
[뉴스핌=권지언 기자] 일본은행(BOJ)이 유동성 공급을 위한 자산매입 및 대출 프로그램의 규모를 동결한 채 운용상의 변화를 주기로 했다.
12일 BOJ는 예상대로 만장 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하고, 자산매입 및 대출프로그램 총 규모 역시 종전과 같은 70조 엔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 시장과 경제전문가들 중 다수는 이 같은 정책 동결을 예상했었으나, 일각에서는 추가 완화 기대감도 존재했다.
BOJ는 성명서를 통해 "일본 경제가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기존의 경기 판단 기조 역시 유지했다.
이번 회의에서 일부 관심이 집중됐던 추가완화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BOJ는 자산매입 및 대출 프로그램을 기존대로 총 70조 엔 규모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월과 4월에 BOJ는 자산매입 확대를 통해 통화 완화정책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 세부 내용에는 약간의 변화를 줬다.
70조엔 중에서 단기국채 매입 규모는 종전의 40조 엔에서 45조 엔으로 5조 엔 확대하는 한편 시장조작을 통한 고정금리 대출 규모는 30조 엔에서 25조 엔으로 5조 엔 축소키로 결정했다.
이 같은 금융권에 대한 자금공급 방식의 변화는 투입한 자금이 남아도는 돈맥경화 현상을 완화하고 완화정책의 침투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최근 중앙은행 자금공급 입찰에는 충분한 규모의 응찰 수요가 모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BOJ는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이와타 가즈마사 전 BOJ 부총재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취약한 고용시장이 임금 상승과 이를 통한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데 실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완화정책이 필요할 것이란 주장을 펼치기도 했었다.
더불어 BOJ는 은행 자금수요 대응은 3개월 6개월 만기 구분 없애고 6개월 이하로 통일하기로 하는 한편 단기국채와 기업어음(CP) 매입 입찰시 하한금리(현행 0.1%)를 폐지해 매입이 보다 쉽게 이뤄지도록 했다.
중앙은행에게는 민감한 물가 전망치 변화도 일부 있었다. BOJ는 이번에 내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 동안 근원 소비자물가가 0.2%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며 지난 4월 내놓았던 전망치 0.3%에서 하향 조정했다. 다음 회계연도의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0.7%로 종전과 같게 유지했다.
JP모간 수석 이코노미스트 가노 마사아키는 "이번 결정은 통화 완화로는 간주될 수 없는 기술적 조치에 불과하다"면서 "BOJ가 완화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실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OJ 발표 이후 일본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8709.75엔까지 밀리며 일중 저점을 경신한 뒤 전날보다 1.48% 하락한 8720.01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발표를 전후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고, 오후 3시8분 현재는 79.46/49엔으로 0.33% 가량 하락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다만 일본 국채 10년물 선물은 발표 후 오름세를 지속하며 같은 시각 144.36까지 상승하며 2003년 6월 이후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어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의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 4시15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 "왕의 귀환" 주식 최고의 별들이 한자리에 -독새,길상,유창범,윤종민...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