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펀드, 1·3개월 수익률 마이너스 전환
[뉴스핌=이에라 기자] "(삼성전자 종목, 그룹주펀드에 대한) 문의가 그야말로 빗발치고 있다. 당장 주가가 급반등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과매도 국면이라며 투자자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
"매수 문의도 부쩍 눈에 띈다. 일부 투자자들은 120만원선 마저 깨지자 적극적으로 매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휘청대자 PB센터에 고객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IM(IT·모바일) 실적 부진이 3분기 영업이익을 4조원 아래로 끌어내릴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까지 더해지자 펀드 환매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120만원 아래를 매수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이다.
2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2개 삼성그룹주 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78%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성과(-1.21%) 보다 부진한 것이다.
자금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한달 동안 860억원이 이탈했고 최근 1주일 동안에도 200억원 이상이 순유출됐다.
이 같은 펀드 성과 부진은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데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141만1000원까지 급락, 전날에 이어 또 다시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5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려진 이후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지자 삼성전자를 포함, 관련주는 동반 급등했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이 또 다시 어닝쇼크라는 전망에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나 그룹주펀드에 대한 환매 시점을 묻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A은행 PB센터 과장은 "이 회장이 병상에 들어선 이후부터 환율, 실적 이슈가 터지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고객 문의가 계속 되고 있다"며 "삼성그룹주펀드는 수출주 비중이 큰 만큼 환율 영향도 있다는 내용을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매도에 따른 저가 매수 진입을 고민하는 투자자들도 눈에 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속세 절감을 위해 삼성전자가 주가 하락을 용인하고 있다는 일각의 설들도 주목할 만하다. 이 때문에 영업익 부진 전망에도 삼성전자라는 '대장주'를 싼 값에 사겠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A은행 과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빠졌으니 지금 매수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어오는 투자자도 있다"며 "주가가 과매도 국면은 맞지만 3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대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엄블루센터 부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130만원에서 120만원 아래까지 밀려나자 오히려 매수하는 고객도 많다"고 귀띔했다.
조 부장은 "내년 쯤 주가가 회복할 때까지 들고 가겠다는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살만한 시점"이라며 "시간싸움이나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까지 주가가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주가 110만원대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실적 부진, 지배구조 이슈 등이 산재되어 있는 만큼 섣부른 매수보다 당분간 지켜보는 편이 적절하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B 자산운용사 CIO(최고운용책임자)는 "단순히 펀더멘털만 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를 고민하는 것도 맞다"며 "하지만 실적 부진 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이슈도 맞물려 있어 섣불리 판단내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은 소액주주를 위한 의사결정이 되지 않아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실망감을 떨칠만한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C 투자자문사 대표는 "기관들의 경우 전년대비(Y0Y) 실적에 굉장히 민감하다"며 "내년 2분기까지 실적이 계속 회복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익이 4조원대로 아래로 내려가면 이익가치가 많이 훼손된 건데 이렇게되면 주가가 절대 저평가 수준은 아니"라며 "영업익이 3조원대로 밀려난다면 과다했던 이익이 정상화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주펀드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환율 악재에다 한국전력 부지 10조 베팅에 대한 논란 속에 현대차 주가도 신저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 18일 한전 부지 낙찰자 선정 소식에 9% 이상 급락, 이날에도 18만9000원까지 떨어지며 장중 한때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조 부장은 "현대차는 20만원선을 유지하다 최근 한전 부지 이슈로 19만원대로 밀려난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 증시 탑(Top) 2 임은 분명하지만, 디스카운트 수준만 놓고 본다면 현대차보다 삼성전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 있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B 운용사 CIO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율"이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 모두 환율의 방향성이 먼저 바뀌어야 주가가 부담을 털고 개선의 기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