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녀공학 전환 학교, 11년 새 7곳
남녀공학 전환 문의 증가, 사립학교 주도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1934년 개교해 92년간 남학교였던 장충중학교의 남녀공학 전환이 확정됐다. 공립뿐 아니라 사립학교를 중심으로 남녀공학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줄며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남중·고, 여중·고가 다른 성별의 신입생을 받아 폐교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5일 뉴스핌이 서울시교육청의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 남녀공학 전환 현황 11년치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학교 7곳이 남녀공학으로 전환됐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전환된 사례는 0곳 또는 1곳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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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2025.09.05 aaa22@newspim.com |
서울 지역에서 남녀공학 전환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남녀공학 전환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금호여중과 잠실고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됐다.
특히 학부모의 등록금 등에 의존하는 사립학교들이 11년간 거의 매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학교 7곳 중 사립학교는 6곳이다.
이는 소규모 학교가 처한 폐교 혹은 통폐합 위기에 기인한다. 서울시교육청의 2024~2028학년도 학생 배치 계획에 따르면 학생 수가 300명 이하인 소규모 중·고등학교 수는 2028년 103개로 추산된다. 서울시교육청은 300명 이하인 중·고등학교의 경우 통폐합 대상으로 분류한다.
장충중도 소규모 학교다. 현재 장충중 전체 학생 수는 207명(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2005년 471명에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서울 시내 중학교 한 개교당 평균 학생 수는 502명(올해 2월 기준)이다.
이번 전환의 배경에는 교원과 학생, 지역 사회의 지지가 바탕이 됐다. 장충중과 같은 재단인 장충고의 남녀공학 전환 후 교육 효과가 커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찬성하는 목소리가 컸다. 장충중이 실시한 의견 조사 결과 재학생의 76.6%, 학부모의 86.1%가 전환에 찬성했다. 교직원은 100% 동의했다.
단성 학교 비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에는 통학 거리가 멀어져 원성을 사거나, 인근 학교에서 성비에 따른 학생을 빼앗긴다는 반대를 무릅써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최도규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장충중의 남녀공학 전환은 학령 인구 감소라는 교육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학생들이 다름과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질 높은 양성평등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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