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수수자·청탁금지법 위반 공여자
전날 추가로 "일부 혐의는 특검 수사 대상 아니다" 주장
그림 '위작vs진품' 공방에도 구속…공천개입 수사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불성립 의견 제기에도 법원이 18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날 새벽 1시 52분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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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불성립 의견 제기에도 법원이 결국 18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진은 김 전 검사가 전날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김 전 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수자이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공여자 신분이다.
김 전 검사 측은 전날 저녁 9시께 법원에 추가로 의견서를 제출하며 김 전 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이미 드러난 범죄 행위와 같기에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추가로 수사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변호인은 이미 함께 기소된 공범 피의자 김재현 씨의 범죄행위가 서울남부지검에서 인지된 사실임을 근거로, "김상민의 정치자금법 위반 행위 또한 새로운 범죄가 아니라 기존에 인지된 범죄와 본질적으로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법 제2조 제1항 제 16호에 따라 특검의 수사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제1호부터 제 15호까지의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여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이지 인지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피의자 김재현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피의자 김상민의 정치자금법 위반은 대항범으로서 범죄행위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이에 따라 "김상민의 정치자금범 위반 행위는 이미 인지된 범죄행위로서 특검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김씨로부터 선거용 차량 리스 보증금 4000여만원을 대납받은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사기 코인을 발행해 800여억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존버킴' 박모 씨의 지인이다.
김 전 검사는 대검 공판2과장으로 재직하던 같은 해,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약 1억원에 구입해 김건희 여사 측에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은 이 그림이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을 청탁하기 위한 대가성 선물이었다고 보고 있다. 해당 작품은 지난해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주택에서 발견됐다.
김 전 검사는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후 국가정보원 법률특별보좌관에 임명됐는데 특검팀은 이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 정황이 있었는지 등도 조사 중이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의 오빠인 김씨가 부탁해 그림을 대리 구매해 준 것뿐이라며, 선물로 전달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검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전달된 적 없고, 검사 시절 윤 전 대통령에게 검찰 동향을 수시로 보고해 신임을 얻게 됐을 뿐이라고 맞섰다고 한다.
김 전 검사의 공천이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여사 직무와 무관하다는 주장도 했다. 공천 논란이 불거진 당시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윤 전 대통령 부부 뜻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였다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추가 의견서에서도 청탁금지법 적용을 위해선 윤 전 대통령과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전 대표, 윤상현 당시 공천관리위원장 사이의 명확한 직무 관련성이 입증돼야 하나, 특검 수사에서 그런 정황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한편 그림 진위를 놓고도 양측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검팀은 위작 논란이 일었던 이 그림을 진품으로 특정했다고 전해진다.
다만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했는데 각각 '위작'과 '진품' 판정을 내렸다. 김 전 검사 측은 그림이 위작이라면 혐의 적용 시 그에 맞는 가액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섰다고 한다. 대가성을 의심받는 물품의 가액이 큰 폭으로 낮아지는 만큼 구속 필요성도 떨어진다는 의미다.
특검팀은 183쪽 분량의 의견서와 118쪽 PPT 자료를 제시하며 김 전 검사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하고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이 이날 특검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김 여사 등 정치권 '공천 청탁' 의혹 수사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yek105@newspim.com